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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포에라마라는 장르는(Poem + Drama)시를 형용동작이 있는 일인 시극으로 좀 더 즐길 거리가 있는 입체적 종합 예술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개척하고 시연한 시인으로는 포에라머 공혜경이 있다.


시 사랑하기  바빠 늙을 틈 없네. 포에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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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서재 안 밖의 비화. 6
2024-05-09
조회수 : 29
 
▮서재 안팎의 비화. 6▮
이광천과 특집‘우리는 지금 어디로?’
1,991년, 년 말경. 종로 5가에 있는 CBS 제작부의 이광천 부장이 우리 집으로 전화를 걸어, 년 말 특집 겸 기독교 방송국 창립 37주년 기념으로 3부작 다큐멘터리를 기획 중이니, 시간을 좀 갖고 만나자고 했다.
우리는 방송국 건물 안에 있는 지하 다방에서 만났다.
기획이 제아무리 좋아도 작가의 역량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그 프로그램은 실패 할 수도 있는 일이기에, 어차피 PD와 작가의 호흡은 잘 맞아 떨어져야 하고, 기획 자체에 대한 확실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작업이 시작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실로 오랫동안 수많은 대화를 나누다 말고, 소위 인간 다큐멘터리 3부작 특집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1부의 방송 시간을 60분으로 잡아 장장 3시간 짜리 방송물이 된다는 계산이었다.
내용인즉 제1부는‘방황하는 아이들’로 현시점에서 바라보는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제2부는‘춤추는 어른들’로 중, 장년층의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부각시켜 보고, 제3부는‘황혼의 몸짓들’로 당면한 노인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 본다는 윤곽을 세웠다.
그리고 워낙 작업이 방대하고 까다로울 것 같아, 제작 담당 PD로서는 홍현미와 지 웅 두 사람으로 정했다.
다음 날부터 나는 그간 수십 년간 스크랩해 둔 사설 및 칼럼 철을 뒤적거리며, 청소년 문제, 장년층 문제, 노인 문제와 관련되는 내용들을 발췌하고, 두루 섭렵하면서, 프로그램 전체의 구성 방향 및 내용의 흐름을 구상했다.
동시에 녹음 취재 차 인터뷰해야 할 인물들의 선정하고, 그들에 대한 인적 자료를 살펴보면서 연락처도 차근차근 메모해 나갔다.
제1부 : 방황하는 아이들
세계 보건기구(WHO)는 10세부터 18세 까지 아이들을‘청소년’이라 규정했다.
그 규정에 따르자면 한국의 청소년 숫자는 줄잡아 850만 명(국내 총 인구의 20%)에 이르고 있었다.
나는 우선 문제의 제기를 위해, 청소년들의 유해업소를 탐방해 가며, 홍제동에 있는‘길목 청소년 오락실’의 주인부터 만났다.
그는 평소에 할 말이 많았다는 듯, 순순히 녹음 취재에 임하면서 당장‘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는 게 문제’라는 말부터 했다. 이를테면 자기가 운영하는 그 오락실에 찾아오는 청소년들 중에서는‘집에 가도 문이 잠겨있어 할 수 없이 거기로 오는 아이들도 많다’는 사실도 일러 주었다.
그러니까 당장 청소년 문제는 어른들의 문제로 귀납되었다.
홍제동 파출소의 청소년 담당 양대석 경사를 만났더니, 그 역시 비슷한 말을 해 주었다.‘잘못된 가치관을 지닌 부모들’이 선량한 청소년을 죄 버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무엇보다‘황금만능주의에 찌든 부모들’이 무슨 일에 있어서나 돈으로 다 해결되는 양 생활하기 때문에, 그런 부모들을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가치관 또한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시사 만화가인 심만기 씨를 만났더니, 그분 또한‘아이들의 적성이고 뭐고 간에 무조건 일류대학에 들어가기만을 바라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포의 강박관념을 심어 주는 게 사실 아니겠느냐?’는 반문부터 해 주었다.
그렇게 보자면 한이 없었다.
우리 청소년들은 난잡한 성애(性愛)가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영상물도 맘대로 접할 수 있는 주변 환경 속에 제 멋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인스턴트 식품에 입맛을 빼앗긴 우리 청소년들이기에 과정보다는 결과만 중시하는 의식이 형성되어 왔고, 즉흥적인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사고에 잘 길들여 졌을 뿐만 아니라, 오랜동안의 관행이었던 사지선택형이란 시험방식에 익숙해지고 보니, 사고력과 창의력은 증발되어 버린 결과를 낳았고, 이른바 졸부들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行態)나 정치인들의 이중 삼중 인격적인 처신들은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뒤죽박죽으로 혼란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었다.
한국 사회병리 연구소의 백상창 박사를 찾아가 만났다.
그분은 우리 사회 전체가 중병을 앓고 있는데, 어찌 청소년들이 온전하게 자랄 수 있겠냐며, 자기 병원에 수용된 정신질환자들의 임상 사례를 예로 들어 주었다. 서울 시립정신 병원의 김유광 의료부장을 만났더니, 역시 같은 맥락의 진단을 내려 주었다. 그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보다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따로 분리해서 청소년 문제만 다를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
YMCA에 근무하는 운경혜 청소년 상담위원을 만나 보아도, 이전에 만났던 분들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의견을 개진했고, 청소년 연맹의 강정순 상담위원의 말을 들어 보아도 기만 막혔다.
불장난을 저지른 청소년 중에서 임신이란 사실을 발견하면, 우선 낙태 수술비부터 걱정 하거나, 어쩌다 출산을 하게 되어도 별다른 죄책감 없이 아이를 버리고 마는 게 요즘 청소년들의 의식구조라는 강정순 상담위원의 진단은 다소 극단적인 표현인 것 같았지만, 가장 극명한 실상을 일러 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저런 결과로 현재 국내에는 미혼모의 숫자만도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했다.
복합적인 이유들이 얽히고설킨 탓이겠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아예 인명에 대한 경외감(敬畏感)을 전혀 배우지 못한 것 같았다.
고려 병원장 이시형 박사도 만나 보았다.
그는 한마디로 우리 청소년들이 중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은 분명히 내릴 수가 있는데, 과연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걱정만 앞세웠다. 청소년 문제가 너무나 심각하고 중요하기에 섣부른 처방전을 내놓을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안양에 있는 소년감별소의 정용태 관호 과장도 만나 보았다.
그는 이따금 끔찍한 사건을 저지르고 그곳에 오게 된 청소년들을 보호 관찰해 보지만, 개중에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 무슨 까닭으로 죄가 되며,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지도 모를 만큼 순진(?)한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오히려 말문이 막힌 적도 많았다는 경험담도 들려주었다.
한국 청소년 연맹의 김 집 총재에게‘바람직한 청소년 상’을 일러 달라는 주문을 끝으로 제1부의 취재를 마쳤다.
제2부: 춤추는 어른들
녹음기를 품에 넣고, 나는 우선 카바레로 들어갔다. 거기는 서울 변두리 지역이었고, 때는 오후 4시경이었다.
역시 40대로 보이는 주부들이 부지기수로 앉아 있었다. 물론 후로아에도 블루스 리듬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보기에 민망할 지경으로 몸들을 밀착한 남녀 쌍쌍들이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이른바 방황하는 40대 여성들의 의식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여성학자 임순영 씨를 찾아가 만났다.
그녀에게서 40대 중년 부인들은 사회 구조적으로 보나 생리적 과정으로 보나, 방황을 하게끔 되어 있다는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 남편을 직장에 빼앗기고(?), 아이들은 이미 제 날개짓으로 어미 품을 벗어나 버린 데다, 자신의 몸은 점차 윤기를 잃어가고 있으매, 가슴이 뻥 뚫린 허망함을 채울 길이 막연해, 때로는 향략 문화에 몸을 맡겨 보기도 하고, 쇼핑이나 심지어 탈선 등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하고자 애를 쓰게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중년 남자들은 또 어떠할까?
한국의 40대 남자들은 왜 일본의 40대들 보다 두, 세배나 더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을까? 한국의 남자들은 왜 모두 소주에 찌들어 살아가고 있을까?
출판사를 운영하는 최봉식 사장은 한마디로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대답을 해 주었다.
정신과 의사인 백상창 박사는 짐짓 사회 구조적 병리현상으로 볼 때, 한국의 40대 남자들은 강심장을 소유한 자들이 아니고서는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기가 어려울 만큼, 우리 사회의 변화가 너무 빠른 탓이라고도 했다.
한국 가정법률 상담소의 곽대귀 간사는 최근에 들어 급증하는 이혼율의 증가를 지켜보자면, 한마디로 전통적인 가치관이 붕괴되고 있는 소리를 듣는 것만 같다고 했다.
경찰청의 최중락 범죄 수사 연구관은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며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그림자는 범죄행위로 보아서도 그 진단이 가능하다는 말을 해 주었다.
이를테면 현대 범죄의 특징은 무동기성이고, 충동적일 뿐만 아니라, 광역화 되어가고, 잔혹하기가 이를 데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술을 함께 마시다 사소한 의견대립에 의해서도 당장 살인 사건이 생겨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범죄의 동기는 기존 개념상으로 도저히 밝힐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들 사이에는 원한에 의한 살인 동기나 특정의 목적을 위해서라는 동기보다는 차곡차곡 각자의 가슴속에 쌓여있던 스트레스나 울분 등이 자신도 모르게 분출되어 살인이란 끔찍한 결과만 보여 준다는 식이었다.
한국 형사정책 연구원인 최인섭 박사 또한 그와 비슷한 말을 하며, 범죄자의 저 연령 화 또한 큰 사회문제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마약류를 상용하는 인구를 무려 40만 명으로 추산하는데, 세상이 너무 복잡다기하여 적응이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시적인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알-콜을 찾던가, 아니면 마약류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고 했다.
성폭력 상담소의 임순영 총무는 년간 200만 건 이상의 낙태 수술이 자행되고 있지만, 그들 중의 52%가 낙태수술은 범죄행위라는 엄연한 사실조차 모른다는 통계자료를 제시하면서, 그러한 사실은 다름아닌 인명경시 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니겠느냐고 개탄했다.
그리고 성폭력 사례들을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과연 인간 세상인가 하는 회의감에 빠져들 때가 많다는 실토를 했다. 저항력도 전혀 없는 어린 소녀를 폭행하는 할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근친상간을 일삼은 인명수심의 인간들도 한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수치심까지 상실한 듯한 이 시대의 야만성 앞에서 임 총무는 몸만 떨기가 일 수였다는 고백을 했던 것이다.
서울시립병원의 김유광 의료부장은 이 시대의 우리 모두는 자기 푼수를 망각한 채 살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말하자면 우리 각자는 자신이 오늘 하루 제정신으로 살았는지, 곰곰이 한 번 씩 되새겨 보는 생활 습관을 가질 때라는 말이었다.
아주 대학교의 정근모 교수로부터 우리가 바람직한 사회는 어떤 것이며, 그런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슨 일부터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제2부를 마감하기로 했다.
제3부: 황혼의 몸짓들
바야흐로 우리 한국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중이었다.
이미 고령이랄 수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이 2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 자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식들과 함께 살지 못하는 노인들이 25%에 달한다는 사실이 문제의 심각성으로 부각되어 있었다.
따라서 노인 문제는 개인 문제 이전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이자, 국가적인 과제로 부상되어 있는 것이었다.
우선 홍제 1동에 있는 경로당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조영순 노인회 회장을 만나, 실제의 노인 생활 현장을 녹음 취재하려 들었다.
거기서 며느리에게 쫓겨나다시피 해서, 방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노인회 회장을 통해 딱하기 그지없는 저간의 사실들을 훤히 알고 있는 나에게도, 그 할머니는 시침을 뚝 따며 며느리가 날마다 용돈을 준다는 거짓말까지 꾸며댔다. 며느리라는 자기 가족 구성원을 욕 먹이지 않으려는 그 할머니의 언행이 그저 눈물겹기만 했다.
그 밖의 노인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고. 스톱 화투 놀이로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그들의 유일한 낙은 오직 그뿐이라고 했다.
한국 노인 문제 연구소의 박재간 소장을 찾아갔다.
그는 노인을 가장 슬프고 고통스레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가정과 사회 등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라는 단정을 지워 주었다. 일을 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일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으니, 젊은이들은 감히 노인들의 소외감을 전혀 이해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노인들의 볼멘 목소리들을 여과 없이 녹취하기로 했다. 그분들은 대개 이름 따위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 정부가 지어주는 노인정은 공간이 너무 좁고, 비위생적이어서 대다수 노인들로부터 기피 당하고 있다.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도서실도 있어야겠고, 휴게실도 있어야겠고, 리클리에이션을 위한 강당도 있어야겠는데, 노인들의 이러한 욕구는 깡그리 외면한 체, 쓸모 하나 없는 노인정만 계속 짓고 있는 공무원들의 머리는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다.
* 보증금 기천만원에 월 3, 4십 만원의 생활비를 내야하는 유료 양로원은 우리 저소득 노인들에게는 한갓 그림의 떡이다. 노인 복지는 돈 많고, 유복한 노인 보다 중산층 이하에 속하는 노인들의 고충 해결을 위주로 해야 하지 않느냐?
* 자녀가 있는 데도 함께 살지 못하는 노인들의 절반 이상은 전세 또는 사글세방을 떠돌고 있다. 정부에서는 수십만 채의 주택을 짓는다고 하는데, 노인용 주택을 짓는다는 말은 왜 없느냐?
돈 없는 노인을 위해 값싸게 들어 갈 수 있는 임대 아파트가 절실히 필요하다.
* 6, 7십대 초의 노인들 중에서도 젊은이 못지 않게 일을 할 수가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부는 미국처럼 정년제도를 폐지하든지, 일본처럼‘고령자 취업 촉진 특별법’을 만들어 노인 직종을 개발하고, 관청이나 기업체에 일정 비율씩 노인 채용의 의무화를 기해야 한다.
* 무료 양로원은 줄을 서도 들어 갈 수가 없다. 정부에서 세운 무료 노인 전문 병원이 한 곳도 없다. 걸식(乞食) 노인 대상의 급식 시설을 늘려야 한다.
서울 중부 노인 복지관의 이성희 관장은 이른 바‘재가노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자원 봉사 원들로 하여금, 무의탁 노인이나 극빈 노인들의 거처를 직접 방문해서, 그들의 불편을 정기적으로 보살펴 주는 식의 자선 사업이었다.
방송으로는 이미 소개되었지만, 그들 봉사 원들의 사례집 속에는 가히 눈물 없이는 읽지도 못할 만큼, 실로 참혹한 상황에 처해 있는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데 나는 놀랐다.
한편 노인 문제 역시 전통적인 가치관의 붕괴에서 비롯된 사회문제였다.
백행(百行)의 근본을 효(孝)로 인식했던 우리 전통 사회에서는 노인들의 가출문제나 자식들로부터 홀대 당한다는 식의 노인 상이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던 일들이었다.
게다가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 제도로 변해 버린 가족 구성원의 구조적 변화 및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어 가는 주택 구조의 변천 등이 자연스레 노인문제를 밖으로 노출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 뿐만도 아녔다.
능률 최우선 주의로 영위되기 마련인 자본주의 체제의 시장경제 원리 또한 노인들이 설자리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의 젊은이들이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자신의 문제로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저희들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기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구가(謳歌) 할 줄로 착각하는 젊은이들이 부지불식간에, 부모나 조부모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노인들 또한 시대의 흐름과 자신의 노후 문제를 심각한 것으로 생각 못하고, 그에 대한 대책 수립을 하지 못한 책임 또한 없다 할 수 없지만...
노인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김시원 목사의 해설을 제3부의 휘나레로 삼았다.
이 특집의 경우 작가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맘먹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려 녹음 취재에 임하고, 줄곧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해설 원고를 집필했다.
방송은 1991년 12월 13일부터 연 3일간 계속 되었다. 방송이 끝나자 역시 허망함이 느껴졌다. 그런 게 방송일인 줄 번연히 알고 있으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