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S

검색영역

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포에라마라는 장르는(Poem + Drama)시를 형용동작이 있는 일인 시극으로 좀 더 즐길 거리가 있는 입체적 종합 예술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개척하고 시연한 시인으로는 포에라머 공혜경이 있다.


사랑하기  바빠 늙을 틈 없네. 포에라마

블로그 상세 보기

시 .부활 /서정주
2024-03-06
조회수 : 74

 부활
서정주

  내 너를 찾아왔다 순아.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마다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드냐. 순이, 이게 몇만 시간 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늘만 남더니, 매만져볼 머릿카락 하나 머리카락 하나 없더니, 비만 자꾸 오고…… 촛불 밖에 부흥이 우는 돌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몇천 린지, 한 번 가선 소식 없던 그 어려운 주소(住所)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왔느냐.

  종로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어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볕에 오는 애들. 그중에도 열아홉 살쯤 스무 살쯤 되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들어앉아 순아! 순아! 순아!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

 

   -1939.7 조선일보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