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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포에라마라는 장르는(Poem + Drama)시를 형용동작이 있는 일인 시극으로 좀 더 즐길 거리가 있는 입체적 종합 예술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개척하고 시연한 시인으로는 포에라머 공혜경이 있다.


시 사랑하기  바빠 늙을 틈 없네. 포에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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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무렵-글 서봉석
2023-07-26
조회수 : 328

1.폐업무렵廢業

 글.서봉석

 

이 호선 삼가 역에서 삼 호선 삼가 역 구내로 건너가는 지하통로에
칠일장보다 더 가끔 떴다 장이 선다
그것도 역무원이 잠깐 뒤 돌아 선 짧은 그 순간이 전 영업시간이다
노파 사장님께서는 무정 세월 일구기가 묵정 밭 보다 더 힘들었는지
손이 갈퀴 손 이다. 그 손으로 머루, 달래며 도라지를 다듬는데
어린아이 삼칠일 목욕 이나 시키듯 알뜰 하시다
신문지 위에다 벌려 논 좌판에서 천연 산 귀물들이 보자기 틈 사이로
사회면 기사를 읽는 동안 한 꺼풀 씩 촌티 벗기며
속살을 발라 내시는데
낯익은 시골 냄새가 제일 먼저 비염 걸린 지하도를 뚫고
시원하게 허브 향을 뿜어준다.
이미 폐업 신고했을 텐데 뭘 더 하겠다는 건지 자꾸 궁시렁거리는
그 치마 속에서 칠성 님이 점지하지 않았는데도
심신산천을 잉태한 산 더덕 한 뿌리가 달리는 전동차에
고향 그리움을 실어주고
역 구내는 점점 더 친 자연 정화기로 명랑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