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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이윤희(found39)
‘소멸’의 슬픔을 겪으며 문예감성은 푸른 문인들이 가꾸어 가는 깨끗한 청장 문예지입니다
1. 패거리하된 집단폐쇄주의를 개혁하고자 합니다 2. 패거리화된 문단권력주의를 혁파하고자 합니다 3. 문예지의 건정성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4. 상업성과 결탁하여 저질화된 탁락한 문인을 배격합니다
문예감성/ 청정 문예지의 마지막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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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파는 남자
2023-02-14
조회수 : 891
첨부파일 : 20230212_001851.jpg

떡파는 남자

문예감성 이윤희

 

꿈틀 거리는 모든 것들이 진저리치게 싫어지던 어느날

지동재래시장에 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을 보며 지나려는데

" 막 뽑아낸 가래떡이 이 천 원" 하고 외진다

그 목소리도 목소리거니와 생김새에

계획에도 없는 소비를 할 뻔했다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는 남자

재래시장을 살려보겠다고 꿈을 접고

골목 한 모퉁에서 형형색색

떡과 함께 보낸 남자!

말랑말랑했던 떡처럼 살고 싶었을 것이다

울퉁불퉁한 골목길을 서성이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보려 목청껏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떡판위의 떡을 바랄 볼 뿐

멈추어 사는 사람은 드물다

그 소리의 울림의 깊이는 골목 끝을 향해 가고

팔리지 않은 떡이 단단해갈 쯤

문득 그 남자의 이력이 궁금해지는 밤이다